[보도자료][20대 총선] 주요 격전지 공약 평가 결과발표
“투표를 잘해야 합니다. 흙수저에게 꿈과 희망을!”
국가비전 뒷전, 구청장 후보로 전락한 국회의원
– 경실련, 서울 종로·서대문갑·노원병, 대구 수성갑 등 주요 격전지 4곳 공약평가
– 지역 유권자 표 의식한 지역민원성·선심성 공약 대부분
– 시설증대나 대규모 투자사업 대부분으로 당선 이후 ‘쪽지예산’ 폐해 불러올 것.
1. 경실련은 4월 8일(금) <경실련 20대 총선, 주요 격전지 후보자 공약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 삶이 날로 팍팍해지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국가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정책과제와 대안을 확립하는 것은 국회의원 선거의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후보자들은 국가의 대표인 동시에 지역을 대표해야 하는 상황으로 국가발전과 지역발전을 조화롭게 도모해야 한다.
2. 이에 경실련은 선거 결과를 가늠하기 힘든 박빙 지역과 거물급 인사의 출마로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 4곳을 선정해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 분석했다. 주요 분석 지표는 국회의원다운 공약을 제시했는지, 시도지사나 교육청의 권한은 아닌지를 살펴보는 국정공약과 지역공약의 비율, 그리고 서민경제와 민생회복을 위한 민생공약과 지역 개발공약의 비율을 분석했다.
3. 경실련이 검증한 격전지 4곳은 서울 종로·서대문갑·노원병, 대구 수성갑이다. 서울 종로의 경우 오세훈(새누리당) 후보와 정세균(더불어민주당) 후보 모두 지역민원성 공약에 치중하고 있다. 오 후보는 전체 50개 공약 중 국정공약은 1개(2.0%)에 불과했고, 민생은 9개(18.0%), 개발공약은 11개(22.0%)로 국정공약은 전무하고 정책수혜대상이 적은 지협적 공약이 대부분이다. 정 후보도 전체 63개 공약 중 국정공약 6개(9.5%), 민생공약 10개(15.9%), 개발공약 16개(25.4%)로 국정공약이 현저히 적었다. ‘KAL호텔 계획의 폐기’, ‘청년의무고용 확대’, ‘청년세’, ‘기초연금 인상’ 등 국가적 현안과 민생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구체성은 떨어진다. 두 후보 모두 국가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기보다는 지역민원성 공약에 치우치고 국회의원의 권한이 아닌 시장·구청장, 교육청 권한의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4. 서울 서대문갑의 경우, 같은 지역에서만 다섯 번째 맞붙는 ‘숙명의 라이벌’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대학밀집지역이라는 특성, 청년실업 12.5%라는 현실 속에서 청년문제해결에 대한 국정철학이 부족하다. 이성헌(새누리당) 후보가 정치쇄신, 서민경제활성화에 중점을 둔 것은 긍정적이나, 국정공약이 전체 58개 공약 중 9개(15.5%) 불과하다. 민생공약은 12개(20.7%), 개발공약은 17개(29.3%)로 지역민원성 공약이 높다. 청년문제와 관련해서도 국가청년일자리창출센터 외에 구체적 국정철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체 31개 공약 중 국정공약이 4개(12.9%)에 머물렀고, 민생공약 12개, 개발공약 5개(16.1%)였다. 전월세부담 완화 등 서민경제와 민생회복에 중점을 두는 등 민생관련 공약이 38.7%를 차지한 것은 긍정적이나 이외 대부분 선언적 공약에 머물러 있다. 두 후보 역시 국회의원다운 공약보다는 권한을 넘어선 지역민원성 공약에 치우쳐 있다.
5. 서울 노원병은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이준석(새누리당) 후보와 제3당인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안철수(국민의당) 후보의 대결로 관심이 높지만, 두 후보 모두 공약이 매우 빈약하여 평가를 진행하는 의미가 전혀 없다. 이준석 후보와 안철수 후보 모두 국정공약이 1개씩으로 서민경제활성화, 일자리, 주거, 청년 문제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두 후보가 정책보다는 인물홍보나 정치공방에 주안점을 두면서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고 있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이준석 후보는 전체 16개 공약 중 민생공약이 복지관 건립 1개(6.2%)이고, 개발공약만 6개(37.5%)로 정책선거 의지 있는지 의문이다. 안철수 후보도 전체 18개 공약 중 민생공약 6개(33.3%), 개발공약 7개(38.8%)에 머물러 국정철학을 보여줄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두 후보는 정치공방보다 국정철학이 담기 공약을 유권자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6. 마지막으로 대구 수성갑의 경우, 김문수(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더불어민주당) 후보라는 중진 정치인의 맞대결로 관심이 높지만, 표를 의식해서인지 두 후보 모두 지역구 개발공약에 치우쳐 있다. 김문수 후보는 전체 47개 공약 중 국정공약이 전무하고, 개발공약이 16개(34.0%)로 지역개발에만 천착해 있어 무분별한 난개발이 우려된다. 이에 비해 민생공약은 개발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 선결조건이 담긴 14개(29.8%)에 머물러있다. 김부겸 후보는 전체 48개 공약 중 5개의 국정공약을 제시하고 있고, 민생관련 공약이 15개(31.3%)로 서민경제와 민생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개발공약도 13개(27.1%)로 시의 전체적인 발전계획 속에서 추진해야할 사업들을 어떻게 구현할지 의문이다. 두 후보 모두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구만 개발하겠다는 논리는 문제가 크다. 또한 개발 공약의 경우 국비지원의 한계가 있는 만큼 민자유치가 필요한 사안으로 이는 지역주민의 피해로 귀결될 수도 있다.
7. 모든 후보가 지역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지역민원성 공약에 치중하고 있어, 국회의원의 역할을 포기하고 구청장이나 구의원의 역할을 하겠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선거용으로만 급조되고, 재정추계도 제대로 없는 공약은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고, 당선 이후에 무리하게 업적을 세우기 위해 일명 ‘쪽지예산’의 폐해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8. 후보자들은 남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자신의 철학과 경력, 지역특성, 소속정당의 정책을 제대로 반영한 공약을 제시하고, 국가적인 문제에 천착하여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다시한번 명확히 유권자들에게 밝혀야 한다. 아울러 유권들이 정책에 대해 관심과 이해를 갖고 투표에 적극 활용할 때 정책선거가 실현될 수 있다. 그동안 경실련에서 진행한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정책검증 내용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