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2014 지방선거] 열아홉, 내 생애 첫 번째 선거
열아홉, 내 생애 첫번째 선거
이 강 민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머릿속에서 더듬을 수 있는 가장 첫 투표의 기억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 것 같다. 당시 우리 학교는 4학년부터 참정권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 경험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동네 투표장에 부모님을 따라가 구경 하던 것을 실제로 직접 하게 되어서 무척이나 신기하고 기쁜 느낌으로 마음속에 남아있다. 선생님을 따라 친구들과 쫄래쫄래 나가서 명부에 지장을 찍고 투표 후 투표함에 내 용지를 맡겼을 때 얼른 자라고 싶었다. 대통령 선거와 같은 ‘진짜 투표’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기 때문이다.
아마 이때부터 정치학 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공부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예외적이게도 사회 과목은 좋아했고 집으로 들어오는 신문을 읽으면서 현실 사회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갔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들은 결국 차근차근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고 결국 정치외교학과 입학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2012년, 대학 입학이 확정된 고등학교 3학년 말의 겨울이었다. 당시는 한창 대선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소위 보수와 진보의 ‘대 격돌’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없던 친구들조차 이번 선거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양측에서 공약들이 쏟아져 나왔고 연일 보도되는 지지도 조사는 박빙이었다. 자연스레 우리도 이번에 투표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기대감 또한 커져갔다. 하지만 1994년생인 우리는 1년 차이로 투표할 수 없었고 그렇게 첫 투표의 기회 또한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리고 2014년 드디어 기회가 왔다. 6.4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11살 때 품었던 선거의 꿈이 10년 만에 이루어지려 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만큼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선거에 경중이 어디 있겠는가?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됨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에 사전투표제라는 것이 처음으로 시행된다고 한다. 원래 투표에 참여하려면 6월 4일 당일에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만약 선거일 당일 참여가 어렵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사전투표제를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는 5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시행된다고 하는데, 국민들의 투표 독려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한 결과인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 번에 7장의 투표용지가 이용된다는 것이다. 선관위 측에서는 색깔로 투표용지를 구분하고 있다고 하지만 분명 숫자가 많은 것만큼 일부 혼선이 예상된다. 그리고 정보의 부족성이다. 시장이나 구청장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정보 습득이 용이하나 그 외 시의원이나 구의원 등에 대해서는 후보도 많고 정보를 얻기가 너무 힘들다. 게다가 타지 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 더더욱 그러한 것 같다. 이들의 공약 등을 간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웹사이트가 마련되어 있는지가 아쉬웠다. 경실련 정책선거도우미가 크게 기대되는 이유이다.
그리고 줄곧 생각하던 것이 바로 투표율이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흔히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많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투표만 했다하면 인터넷을 주로 하는 20대의 투표율은 보기 민망할 정도로 낮았다. 이는 중학교 때부터 선거 때마다 들어왔던 감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점이 해소되어 20대를 비롯한 전체적인 투표율이 높았으면 한다.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투표율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책상에서만 탐구하던 전공을 실제로 겪어본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그리고 마침내 민주주의를 이루는 한 축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이번 첫 투표를 시발점으로 매번 선거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내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는 성취감을 맛보기도 하고 내 고장, 대한민국이 변화하는 것을 피부로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이 경험을 내 자식들에게 잘 물려주고 싶다. 민주주의란 여태껏 인간이 만들어낸 제도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제도이며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할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치 수호의 첫 걸음이 바로 우리가 투표하는 것임을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