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2014 지방선거] 화합과 소통의 장 : 선거
화합과 소통의 선거 장 : 선거
이 가 영
언젠가부터 입에 자주 올리는 말이 있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
나도 소위 말하는 요즘의 세대이지만 어느 샌가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부모세대의 말에 조금은 수긍할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이는 슬프기도 하지만 멀리 2000여 년 전 이집트인들이 남긴 파피루스에도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고 적혀있었다고 하니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요즘 애들’은 항상 기성세대에게 이해할 수 없는 집단인가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조선양반들도 비슷한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세대 간의 갈등은 유사 이래로 꾸준히 존재해 온 일이라 봐도 무방하다.
소위 ‘세대차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세대 간의 갈등은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온 세대의 충돌을 일컫는 말이다. 산업혁명 이래 급격한 기술의 발달로 나날이 변화하는 세태는 사회가 공유하는 가치나 문화의 주기를 단축시켰다. 이로 인해 한 세대와 다음 세대가 누리는 사회 양상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단순히 패션이나 즐겨보는 TV프로그램과 같은 유행뿐만 아니라 감정이나 가치관, 더불어 정치성향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보통 기성세대는 보수적이라 일컬어지고 젊은 세대는 진보적이라 일컬어진다.
한국의 경우 이러한 세대 간의 갈등이 좀 더 격화된 양상을 보여 왔다. 한국 전쟁이나 4.19혁명, 5.16군사 쿠데타와 같은 극적인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격변을 경험한 세대는 군사독재 하에서 반공주의자가 되었으며 이들은 한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례 없는 기술발전을 겪으며 경제성장의 달콤함을 누린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의 앞선 노력에 대해 가벼이 평가하며 희생보다는 더 물질적인 것, 더 많은 것을 향유하는데 흥미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세대 간의 갈등은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 2002년의 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대통령이 당선되고 난후 세대 간의 갈등은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최근의 18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세대 간 지지율의 격차가 주요한 특징으로 거론되었다. 이번 6.4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세대 간 득표율이 주요한 변수로 지목되고 있는데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주목을 받고 있는 앵그리맘(분노한 엄마)인 4050세대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쏠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살아 온 시대, 생활양식,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옳고 그름을 절대적으로 따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선거는 단순히 개인의 참정권 행사 과정이 아닌,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한 미래로의 도약이 되어야 한다. 그러한 상생을 위한 화합의 장으로써 먼 후일의 세대를 위한 디딤돌로 선거를 바라볼 때 세대 간의 충돌은 줄어들 것이다. 노인은 젊은이의 미래모습이고 젊은이는 노인의 과거모습이다. 젊지 않았던 노인은 없으며 늙지 않는 젊은이는 없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경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며 선거는 세대 간 소통의 통로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한국 사회는 수많은 대립을 거쳐 왔다. 그것은 우익 보수 정치인의 무능과 부패, 또는 좌익 급진파의 기만과 같은 왼쪽과 오른쪽 사이의 이데올로기 전쟁이기도 했고, 때로는 산을 두고 나뉘는 동쪽과 서쪽의 지리적 대립이기도 했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어디로 갈지 모르는 성난 세대들 간의 아우성이기도 했다. 이러한 대립을 해소하는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써 이번 지방선거의 역할을 기원해본다.